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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의 바다’ 직업계고, 인식변화 필요하다
작성자 총무담당관실 작성일 2019-08-13 조회수 417
의원 오인철

가능성의 바다직업계고, 인식변화 필요하다

 

충청남도의회 오인철 의원

 

얼마전까지 실업계고 또는 전문계고로 불리었던 직업계고는 1899년 5월 고종황제의 칙령 제9호에 따라 ‘상공학교관제’로 설립되어 농·상·공업 교육이 이뤄졌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직업계고는 근대화 산업인력 수요에 부응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교과학습 보다는 기술에 더 적성이 맞고 조기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기관이었다.

 

1980년대 초까지 국가가 기술 우대정책을 펼쳐 각종 직업계고를 집중 육성하고 이들에게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는 자긍심을 심어주었으며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은 걱정이 없었다. 각종 기능경기대회 입상자는 최고의 대우를 받았고, 세계기능경기대회 금메달을 따면 카퍼레이드까지 하는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이들은 우리나라 중공업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으며 한강의 기적을 만든 장본인들이었다.

 

이렇듯 대한민국 발전에 한 축을 담당했던 직업계고가 1980년대 이후 급변하는 사회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심각한 정체성 위기를 겪게 되자, 정부차원에서 고졸자 취업을 장려하기 위하여 공공기관 고졸 채용 권고 비율을 설정하고 선 취업 후 진학, 일 학습병행제, 마이스터고 도입,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사업, 병역특례와 연계한 취업 맞춤형 교육 등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로 인해 고졸 취업률은 수년간 증가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직업계고 취업률은 지난해 44.9%보다 하락한 34.8%로 나타났는데, 특히 2013년 40.9%를 기록하며 30%를 넘어섰던 취업률이, 2019년에 다시 30%대로 떨어졌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다 2018년 8.7%p, 2019년 10.1%p가 하락한 결과다. 올해 1월 교육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직업계고 혁신을 통해 고졸취업을 확대하고, 고졸재직자의 후학습 역량개발을 지원하는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2022년까지 직업계고 취업률을 60%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목표와는 상반되는 결과이다.

 

‘고졸취업 지원확대'는 2017년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지만, 고용환경을 실질적으로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양질의 취업 지원책과 학력이 곧 능력이라는 불합리한 사회적 인식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실현되기는 어렵다할 것이다.

 

특성화고 24교, 마이스터교 4교 등 총 37교의 직업계고가 있는 충청남도 역시 최근 고졸 취업의 어렴우이 심화되고 있는데, 도내 특성화고 졸업자 중 취업자는 2014년 51.3%에서 2018년 45.7%로 5.6%로 하락하였고, 무직자는 9.5%에서 20.2%로 무려 10.7%나 증가했다.

 

물론 취업률 하락은 일부 산업체 현장실습 사고 이후 강화된 실습제도나 안전에 대한 학부모 우려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직업계고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의 부재에 있다. 교육부가 밝힌 고졸취업 확대 정책의 핵심은 미래 신산업,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한 산업맞춤형 학과개편과 직업계고 고교학점제 도입, 실무교육 강화, 공공부문의 고졸 채용, 선취업-후학습, 우수기업 인증제 도입, 정책자금 지원, 공공입찰 가점 인센티브 제공, 지역산업 밀착형 직업계고 도입ㆍ운영 등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직업계고의 정착과 확대를 위한 교육당국의 지원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인데, 예를 들어 교육당국은 직업계고 학생들을 위한 선취업-후학습 제도를 운영 중이나, 직업계고의 취업률은 2017년 53.6%에서 2018년 44.9%로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오히려 직업계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32.4%에서 35.6%로 상승했다.

 

또 하나의 원인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고졸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다. 산업현장에서 임금 차별, 승진 제한 등 불이익이 존재하고, 고용 형태 역시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 보니 현실에 좌절하여 다시 대학에 진학하는 학업구조가 되풀이 되는 것이다.

 

충남 근로자의 2018년 월 평균 임금은 359만원인데, 대졸이상은 444만원, 고졸은 288만원으로, 학력별 월 평균 임금이 무려 156만원의 차이가 발생하여 심각할 정도로 취업시장에서 학력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임금격차는 고졸취업과 특성화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져 중학교에서 특성화고를 지원하는 학생수가 줄고 기업의 고졸채용도 낮아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설령 고졸자가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해당 기업은 고졸 취업자를 저임금 근로자로 인식하는 등 고졸 취업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절대 부족한 형편이다. 2018년 고용부 통계에 의하면 정규직의 경우 고졸은 34.5%에 불과하나 대졸 이상은 58.3%, 이고, 비정규직의 경우 고졸 44.1%이나, 대졸이상 32.6%로서 고졸 취업자가 대졸자 취업자 보다 정규직 비율이 상당히 낮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직업계고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대학 졸업장보다 자격증을 가지고도 마음만 먹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의 바다’가 그들 앞에 펼쳐질 수 있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

 

또한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기업들이 군복무로 인한 경력단절 때문에 고졸자 취업을 꺼려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감안하여 국가, 기업 모두가 군복무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부분을 보전해주는 지원정책을 강구하여 기업들이 고졸 인력을 선호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졸 취업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무조건 대학에 들어가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사회적 풍토를 허물고 변화무쌍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벌과 상관없이 고졸도 능력만 갖추면 성공할 수 있고, 취업 후에도 다시 배울 수 있는 평생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진정한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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