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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기고] 당신과 나누고 싶은 500g
작성자 기획홍보담당 작성일 2013-10-10 조회수 1217
의원 유병국


당신과 나누고 싶은
500g

 

충청남도의회 의원 유병국

 

500g의 깨끗한 식수는 1천원 남짓이고, 좋은 천일염도 2천원이면 구할 수 있다. 500g의 콜롬비아 원두는 약 2만원, 같은 무게 월드컵 공인구는 17만원, 순금은 무려 2400만원에 달한다.

두 손을 모으면 담을 수 있는 500g, 누구나 나와 같이 가격표를 붙여 줄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누구도 가치를 돈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500g의 축구공은 어린 아이가 평생 간직할 무게로 환산할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연인이 함께 커피를 마시며 나눈 대화는 원두의 깊은 향이 사라진 후에도 잊히지 않을 것이다. 500g에 태어난 이른둥이의 작은 숨결을 소리죽여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을 생각해보라.

보통 300페이지의 책도 바로 그 무게다.

이제 500g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묵직하게 오래 남을 수 있는지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에 살고 있다. 손에는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직장에서는 종일 컴퓨터를, 집에서는 TV·영화·드라마는 물론 게임·뉴스·SNS까지, 쉬지 않고 우리의 눈은 보고 또 읽고 있다.

그런데 책을 꼭 읽어야 할까. 정보가 필요하면 인터넷으로 0.01초 안에 찾을 수 있다.

6.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른다는 25%의 학생들은 도리어 어른들에게 물었다. 검색하면 바로 아는데 왜 외워야 합니까?

어른들은 한국사 시간을 늘리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나도 안타까운 탄식이 나왔다. 그런데 우리가 6.25를 가르친 이유가 1950년을 외우게 하기 위해서였나?

어제까지 함께 살던 한민족끼리 총을 겨눴던 한 맺힌 전쟁의 상처와 그럼에도 지켜야할 한민족의 가치, 순국선열의 희생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도록 하려던 것이 아니었을까. 언젠가부터 우리는 아이들에게 학교에서조차 생각이 필요 없도록 주입만 하고 있다.

생각이 깊은 나라가 뿌리가 깊은 나라다. 그러나 아이들은 입시를 준비하느라, 대학을 가면 취업 스펙을 쌓느라, 직장인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느라, 부족한 시간을 쪼개 인간관계를 넓히느라, 독서를 통해 성찰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건 결국 다음, 다음으로 미루고 있다.

스마트시대에 독서는 정보 제공 그 이상이다. 좋은 독서는 판단력과 분석력, 직관력을 키워주고, 소통과 공감의 폭을 넓혀준다.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독서율 꼴찌라고 한다. 그런데 충남도 공무원들의 독서율은 전국 최고에 가깝다고 자부한다. 독서를 충청남도의 자랑으로 만든 안희정 지사의 역점시책 독서대학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소개해본다.

매월 600여명의 공무원들은 월초 자신이 선택한 장서 1권을 받고, 월말에 독후감을 제출하면 전문교육기관의 첨삭지도를 받는다. 충남도는 독서대학의 결과물 공유를 통해 참여율을 제고하고, 근무성적 평정 등 각종 인센티브를 마련하여, 독서문화의 정착을 독려하고 있다. 또한 실·국과 독서클럽별로 개최하는 독서토론회와 저자와 함께하는 독서기행 등을 정기적으로 운영한다. 그리고 도지사의 서재등 청사 내 도서전시대와 교환대를 상시운영하며, 우수 독후감을 행정포털에 게시하는 등 인문학적 소양을 높여 진정성을 담은 행정 혁신을 이끌어내고자 다양한 시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독서생활화를 통한 업무수행능력 향상과 역량 강화는 당연한 덤이다.

500g에 불과한 한 권의 책은 영혼을 울릴 수 있는 무게다.

좋은 독서는 생각의 힘을 길러, 인생을 뒤바꿀 수 있는 중요한 결정들을 정의롭게 내리도록 하고, 국민의 판단력을 흐리는 혼탁한 정세에도 눈을 감지 않도록 해줄 것이다.

선선한 가을밤은 글 읽기에 좋다는 등화가친의 계절이 돌아왔다. 당신의 손에는 어떤 특별한 500g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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