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 [기고] 집은 엄청난 일을 해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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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총무담당관실 | 작성일 | 2013-08-05 | 조회수 | 1178 |
| 의원 | 유병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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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엄청난 일을 해냅니다.
충청남도의회 운영위원장 유병국
소년원 교사와 만난 적이 있습니다. 열여섯살, 그것도 만으로는 열다섯인 아이가 벌써 세 번째 소년원에 들어왔었단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뉴스에 보도되는 거친 그런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교사는 담담히 자신이 아이를 구박했었단 이야기도 했습니다. 담임으로 아끼고 믿었는데, 가퇴원하자마자 또 들어오고, 또 들어왔던 아이가 서운하고 미웠더라 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입학면접 때문에 새벽에 일곱시간 차를 타고, 아이가 살던 동네로 함께 갔다고 합니다. 가면서도 내내 진학해도 금방 가출하면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어 한숨을 쉬었다고 합니다. 못미더워하는 교장선생님께 허리를 숙이며 어려운 면접을 마치고, 그동안 면회를 거의 못 온 부모님과 만나게 해주려 집을 찾아나섰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골목길을 돌고 돌아 문을 연 순간, 허름한 반지하의 방 한 칸에서 이제 태어난 갓난아기까지 새어머니가 낳은 동생 셋과 새어머니를 맞닥뜨렸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갑자기 ‘나라도 가출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전에 “소년원이 집보다 편하다”며 웃는 아이가 얄미웠는데, 그게 진심이었단 사실에 울컥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열 넷, 열다섯 한창 꿈이 컸을 아이의 집에, 공부는 둘째 치고, 키라도 쑥쑥 크게 편히 잠을 잘 공간조차 제대로 없어 항상 밖으로 돌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 쓰렸다고 합니다. 속이 너무 상해 그냥 “수고했다”했는데 아이는 갓 태어난 동생이 너무 귀엽다며 재잘대서 더 먹먹했단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출해서는 길거리에서도 자고, 도둑질도 하고, 결국 성매매까지 했던 어린 소녀에게, 이제는 해지면 돌아갈 따뜻한 집이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은 엄청난 일을 해냅니다. 가족이 함께 모이도록, 편히 쉬고 재충전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예비신랑신부가 결혼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기다리던 첫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그 아이가 꿈을 키워 미래를 만들어가도록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아파트 평당 팔백, 구백....미분양아파트 속출, 양도소득세 인하와 같은 말들에 익숙해지면서, 마치 그런 집이 누구에게나 다 있는 것처럼,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처럼, 신기루를 보고 있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열악한 주거는 적절한 고용과 교육에 대한 접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정서와 건강에도 해를 끼쳐, 의료빈곤으로 인한 가족해체까지 쉽게 불러 올 수 있습니다. 주거는 주택의 크기와 설비, 노후도, 일조와 통풍, 과밀도 등 물리적 환경과, 치안 ? 진학률 등 사회적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주거는 사회적 배제를 양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통합에 가장 큰 잠재 위험요인이 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자립기반이 취약한 저소득계층, 장애인 및 고령자 등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가장 힘겨운 문제가 바로 이 주거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도에서는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저는 타시도의 우수 주거복지정책들을 연구하고, 전문가들을 모시고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여 소중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거약자를 위한 주거복지 지원 조례>에 그 내용들을 담았습니다. 앞으로 주거복지센터를 설립하여, 주거빈곤 전담 상담창구를 마련하고, 주거빈곤가구 밀집지역에 대한 정기실태조사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택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보조 및 대출, 마을공동체 자활지원사업, 최저주거기준 미달 주택 거주자 및 장애인·고령자에 대한 주택개조자금 지원 사업을 시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깨진 유리창의 이론’이란 깨진 유리를 방치할 경우, 그 지점을 중심으로 슬럼화된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이 법칙은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이제 노후주택을 정비·개량하고 골목길과 마을환경을 개선할 것입니다. ‘깨진 유리창’을 없애기 위해, 바로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고 사회적 기업으로 직접 참여하여,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민관협력을 통해 충남도는 필요 예산을 지원하고, 지역기업은 공사자재를 기부하고, 시민들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을 통해 더불어 나눔으로 느끼는 행복, 이웃과 함께하는 마을공동체가 만들어지리라 믿습니다. 올해 겨울에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께서 단열이 제대로 안된 냉골방에서 몸도 마음도 시린 밤을 지새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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