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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기고]새학기 가난 콤플렉스
작성자 충청남도의회 작성일 2010-02-26 조회수 800
의원 홍성현

[기고]새학기 가난 콤플렉스


 꽃피는 3월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신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분주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

 

요즘 마트를 가보면 가지각색의 책가방과 알록달록한 노트며 필기구들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게된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 학생들은 마트에 진열된 수많은 학용품 하나하나가 모두 신기한 듯 바라보며 이것저것 사고 싶다고 졸라보지만 부모의 외면에 입을 삐죽이기도한다. 중·고등학교 인근에 있는 교복점이나 체육복을 판매하는 학교 앞 문구점들도 지금이 1년 중 최고의 대목 기간일 것이다. 또 새학기를 맞아 자녀에게 새옷을 입혀 보내고 싶은 부모의 마음으로 인해 옷가게나 신발가게 역시 덩달아 특수를 누리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새학기가 되면 마른 가지에 새순이 돋 듯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움추려든 경제도 조금은 활기를 띠는 것 같아 새로운 희망을 가져보기도 한다.

 

그러나 주위를 한번 둘러보면 새학기가 마냥 희망에 찬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게 돼 씁쓸한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가난 콤플렉스에 시름하고 있는 학생들이 여전히 우리 주변 곳곳에서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며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불신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재단이 조사한 새학기 지출 비용을 보니 교복과 체육복, 참고서, 학용품, 가방, 신발, 옷 등 새학기에 마련해야할 최소한의 용품 구입비는 최소 50만 원에서 많게는 100여만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일반 가정에서야 신학기를 대비해 어느정도 계획된 금액을 지출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을 수 있겠지만 편부나 편모 또는 조부나 조모가정, 소년소녀가정 등 빈곤 가정의 아동들은 한달 생활비 모두를 새학기 용품 구매에 써야하는 절박한 사정에 놓인 경우도 많다.

 

더욱이 이들 빈곤가정 아동들은 더좋은 학용품이나 가방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용품들만 있어도 행복해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어린 학생들의 경우 학교 가기를 꺼려하고 자신이 처해있는 가난한 환경을 탓하며 사회에 대한 적대감만 키워가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빈곤가정 아동들과 힘든 역경 속에서 공부하고 있는 수많은 학생들에게 ‘가난은 대물림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가난은 극복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지만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해주지 않은 채 뜬 구름 잡는 이야기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노력하면 가난은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은 언뜻 들으면 희망을 주는 말 같기도하지만 책 한권 살돈은 커녕, 당장 오늘 하루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한 아이들에게는 그저 가시돋힌 충고로 밖에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실천하지 않는 동정은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어린이재단 등 저소득가정의 자녀들에게 교복 및 교재, 학용품 등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많은 단체들이 있다. 이들 단체에서는 기부자들의 작은 사랑을 모아 가난에 시름하고 있는 학생들이 보다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혼자 힘으로 수많은 빈곤가정 아동들을 보살피는 것은 마음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작은 시내가 모여 강물이 되고 또 그 강물이 흘러 바다를 이루듯 작은 사랑의 마음이 하나하나 모인다면 가난한 현실에서 세상에 대한 원망을 키우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경인년은 60년만에 찾아온다는 백호랑이 해라고 한다.

 

올해는 나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보다 주위에서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 아이들이 큰 꿈을 품고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곁에서 작은 사랑을 전해주는 한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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