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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혈액관리 제도 바뀌어야
작성자 총무담당관실 작성일 2020-06-16 조회수 420
의원 이공휘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혈액관리 제도 바뀌어야

 

충청남도의회 이공휘 의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사태는 아직도 현재진행중이다. 사태의 장기화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의 모습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수없이 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한국형 방역모델의 성공을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 덕분이라고 믿는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삶의 모습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아니, 바뀌어야만 한다. 이번 사태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너무도 값비싼 댓가를 또 치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혈액관리 제도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떠오른 우리 사회 개선과제의 하나가 아닐까한다. 코로나 발생 이후 급격히 줄어든 헌혈로 적십자사에서는 발을 동동 굴렀다. 참여를 호소했고 국민들은 적극적으로 이에 응답했지만 아직도 혈액수급량 비상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혈액수급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먼저 헌혈증서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현재는 헌혈을 하면 종이로 된 헌혈증서를 발급해주고 있다. 만약 헌혈증서를 잃어버리면 헌혈자가 혈액을 수혈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 혈액관리본부에 개인의 헌혈 횟수는 기록돼 있으나 활용할 수 없고 심지어 10년 이전의 기록은 날짜를 알지 못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시대 5G를 가장 먼저 상용화한 IT강국의 위상에 맞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사용해 수천만 명 국민의 마스크 구매를 개인별로 확인하는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제 헌혈증서를 없애고 헌혈자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하도록 해야 한다. 헌혈자가 개인인증 방법을 사용해 수혈자에 양도토록 하면 정확한 혈액형과 혈액량을 파악할 수 있고 애타게 수혈을 기다리는 위급한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적십자사의 역할도 다시금 정립해야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인도주의 실현을 조직목표로 두고 국정감사를 받는 공공기관이면서도 민법 상으로는 영리를 추구하는 사단법인이면서 부가가치세 일반과세자의 형태를 갖고 있다. 이제 ‘대한적십자사 조직법’개정 등을 통해 공공기관의 성격에 걸맞는 대우는 해주되 공정한 인사운영과 윤리의식을 저해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조항을 두어야 한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공성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 국민들로 하여금 안심하고 헌혈에 동참하도록 하는 유인이 될 것이다.

 

영국의 복지시스템 설계자로 알려진 티트머스는 그의 저서 ‘선물관계’에서 자발적 헌혈자에 의존하는 영국의 헌혈시스템과 영리기업이 혈액공급을 관리하는 미국의 시스템을 비교하며 놀라운 결론을 이끌어낸다. 이타주의에 기반을 둔 영국의 시스템이 더욱 안전하고, 경제적으로도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가 없이 타자를 돕는 행위를 시장에서 훼손된 존재감을 회복하고 공적존재로서의 개인을 창조한다는 의미에서 ‘창조적 이타주의’라고 규정했다.

 

헌혈은 ‘혈액이라는 선물’을 ‘낯선 이에게 베푸는 것’이다. 내 선물이 낯선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뿌듯함은 돈 몇 푼과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경험이다. 이런 뿌듯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혈액 수급대책 마련의 실마리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하며 이러한 뿌듯함을 느낀다면 세상은 살 만해지고 사람에 대해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팍팍해진 일상에서 진정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따뜻한 사회’를 다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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